[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에세이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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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힘들 때면 가야금이 생각이 나. 글_이용자 차비주
· 2003. 6. ~ 현재 복지관 이용
· SNS서포터즈단 임원활동

문득 힐링하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부산으로 가는 차에 올랐어.
그곳엔 시각장애인인 내게 가야금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이야.
두근대는 마음으로 무작정 찾아간 내게 선생님은 상냥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반겨주셨어
내 두 손을 부드럽게 잡으시곤 나를 가야금이 있는 곳으로 이끌어 주셨어.
선생님은 12현, 18현, 25현, 정악까지 모든 가야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하나씩 가야금의 울림을 들려주시곤 어떤 울림이 내 마음에 닿는지 나에게 물으셨어.
눈을 감고 가야금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지친 마음에 온기가 도는 듯 묘한 기분이 들었어.
그중 18현 가야금의 통울림이 내 마음 깊숙이 울림을 주는 것 같아 난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었어.
탱탱하게 이어져 있는 18가락의 음계를 내 손을 이끌어 알려주시고 바로 아리랑을 연주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셨어.
손이 아프지 않냐고 물어봐주셨는데 소리에 집중하느라 손가락의 통증은 느낄 수 없었어.
가락에서 손가락이 미끄러지고 소리도 엉성했지만, 그마저도 웃기고, 내겐 즐거움이 있었어.
점점 그럴듯한 가야금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가야금을 즐기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
선생님 집 근처에 대나무가 아주 잘 보인다고 하셨는데, 내 눈으로 볼 순 없었지만, 마음으로 대나무 숲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마치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행복해졌어.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이란 감정. 오늘은 정말 멋진 하루를 보낸 것 같아.

선생님에게 가야금은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정성으로 보살피는 소중한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어. 그래서 오랜 세월동안 가야금에 몰입할 수 있었고, 이렇게 오늘 나에게 가야금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었다고 하셨어. 선생님의 가야금 소리가 왜 그렇게 아름답게 들렸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어.
무언가를 그토록 오래 한결같이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도 소중하게 애틋한 감정이 느껴져서일까?

나도 언젠가 온마음 다해 사랑하고 소중히 보살필 무언가를 꼭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
그때엔 나도 좀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거든.

소설 속 허구에서 현실로. 글_이용자 전근자
· 2005. 5. ~ 현재 복지관 이용
· SNS서포터즈단 임원활동

어느 날부터 코로나란 말이 귓가에 자주 들려오기 시작했다.
코로나는 태양 가장자리의 이글거리는 가스층을 가리키기도 하고 왕관을 뜻하기도 한다.
이름이 중요하다더니 ‘코로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종플루나 메르스처럼 몇 개월만 조심하면 지나가겠지 하며 머뭇거리며 살아온 지가 2년이란 세월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오래전 스티븐 킹의 ‘스탠드’라는 책을 읽었다.
미 국방부에서 실험하던 슈퍼 독감 바이러스가 누출되어 국민의 대다수가 죽게 되는 이야기로 국방부는 주검을 바다에 버릴 정도로 실수를 감추기에 급급하다 보니 국민은 아무것도 모른 채 죽어 갔다.

스티븐 킹은 1996년도 이 책을 출간하면서 ‘명백한 허구이니 너무 주눅 들지말고 읽으라’ 했다.
그 명백한 허구가 지금 일부 현실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질 않은가!
코로나19는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며 아무 부담없이 살던 그런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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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장편소설 스탠드 줄거리: '인류에 종말이 닥쳐온다면?' 이라는 의문 아래 그려진 스티븐 킹 대표작 『스탠드』제1권 "바이러스"편. 작가는 변종 독감 바이러스를 이용해 사회를 안에서부터 붕괴시킨다.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독특한 인물들은 종말이 덮쳐 온 줄도 모른 채 각자 당장의 생존을 위해 투쟁한다. 서서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깨닫고 한데 모이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 앞에 인류의 존속을 결정지을 최후의 선택지가 가로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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