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문화칼럼(이용자 참여)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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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이용자 참여). 박정희 여사를 아십니까_김민서
박정희 여사를 아십니까
글_이용자 김민서


한국어 말살 정책을 펴는 일제에 맞서 우리 말글을 지키며 한글점자를 만든 송암 박두성 선생에 관해 아는 사람은 많지만, 유지를 받들어 훌륭한 삶을 사셨던 선생의 장녀 박정희 여사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박정희 여사(1923~2014)는 겨우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이에 아버지를 도와 성경 점자본 제작을 도왔다고 한다.
경성사범 시절 일본, 한국 학생들 중 다방면에 뛰어난 학생이었고 단연 수석이었다.
졸업 후 인천 송림학교 교사를 하다가 평양으로 시집을 갔는데 전쟁 직후 가족이 모두 남하하였다.
아이들을 한 명씩 낳고 기를 때마다 자라는 모습과 그 당시의 시대상을 그림과 글로 상세히 기록하였는데 이 수제 그림책과 육아일기의 원본은 일제와 한국전쟁을 치르는 민초들의 삶이 잘 서술되어 있어 현재 국립여성사박물관에 상설 전시 중이라 한다.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천부적인 소질이 있어 67세의 늦은 나이에 화가로 등단하여 왕성하게 활동했는데 수채화를 주로 그렸다. 소박하고 청초한 분위기의 그윽한 아름다움을 전해 준다는 평가이다.
전시회 수익금은 모두 점자도서관 건립과 송암장학회 설립, 수술이 절실한 이들을 후원하는 등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했다.

선지자인 아버지의 삶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 임종 직전에도 각막을 기증하여 두 명에게 빛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나셨는데 그 숭고한 정신 앞에 고개 숙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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