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발달장애인 권익옹호 지원사업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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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옹호지원단 이○희입니다.

이번 달 만남을 확인하기 위해 전날 0리씨 퇴근 시간 무렵 전화를 했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항상 0리씨 직장 근처인 반석동이어서 0리씨에게 반석동에서 만나면 될지 물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노은역에서 만나자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0리씨는 일이 끝나면 단골 카페에서 늘 커피를 한잔 마시는 루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9일 0리씨가 4시에 일을 마치기 때문에 저는 노은역에 미리 가서 기다렸습니다.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했는데,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어디로 가자는 말도 없이 혼자 앞으로 계속 걸어갔습니다.

뒤를 따라 가면서 천천히 가자고 말하였고, 어디에 가는지 물었더니 다이소에서 살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이소에 들어서면서 오빠에게 줄 물건을 찾는다고 했고, 살 물건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여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어디를 가는지 물어보았는데 커피를 마시러 간다고 했습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 식사를 하자고 제안하였고, 0리씨에게 먹고싶은 것을 물으니 치킨을 먹자고 하였습니다. 0리씨는 맥주를 아주 좋아합니다. 오늘도 치킨과 맥주를 주문하였고, 이때 가장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0리씨는 계속 웃는 얼굴이었고, 집에서 아버지와 맥주를 자주 마시는 이야기, 지난번 태풍으로 출근하기 힘들었던 이야기,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좋아하는 가수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모르는 가수가 없을 정도로 가수 이름을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0리씨의 밝은 얼굴이 참 예뻤고, 네 가족 중 아버지만 비장애인인데 참 행복한 가정인 것 같았습니다.

치킨 가게를 나와 은구비 공원 산책을 하자고 하였더니 0리씨는 흔쾌히 응했고, 다른 때와 다르게 천천히 보조를 맞추면서 걸음을 걸었습니다. 집에 갈 때에는 반석역에서 단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평소 자신의 루틴 대로 이동해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걱정이 되어 집에 도착하면 전화달라고 했더니, 문자를 보내주었고, 안심하였습니다.

0리씨는 자신의 루틴이 있어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만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0리씨를 이해하지 못해 가슴앓이도 있었고, 갈등도 있었지만,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스케줄을 정하고 만나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지만, 나름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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