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가엘종합사회복지관] 행복철학을 전하는 아프리카 목공소 아저씨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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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무광 오토바이는 운 좋게 50만원 주고 얻었다고 했다. 그는 넉넉한 청바지를 입고 배낭을 멘 채, 아프리카 흙먼지 대신 아스팔트 도로 위를 신나게 채찍질하듯 달렸다. 아저씨는 아프리카를 좋아한다. 원초적이고 거친 그곳을 동경하여 가게 이름 또한 아프리카로 지었다. 싱거운 이야기는 싱겁게, 무거운 이야기는 무겁게 이야기하는 그는, 본인을 ‘사장님’이 아닌 ‘아저씨’라고 불러 달라 했다.

아저씨는 5년 전 이곳에 정착했다. 열 아홉 살 까지 살았던 부산은 멀리하고 다양한 발자국을 찍다가 쉬는 셈치고 이 가게를 얻어 지금까지 눌러앉게 되었다. 특별히 목공소 일을 배운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이것저것 만들고 있는데 한 아줌마의 부탁으로 식탁을 만들게 되면서 목공소 사장님이 되어버린 것이다. 목공소에 잔뜩 널려 있는 그림 또한 배우지 않고 그린 것이라고 한다. 그는 배우지 않고 스스로 걷는 초원의 동물과 같았다.

“술을 먹고 우울해지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렸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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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합판과 페인트로만 그렸다고 한다. 벽돌, 창문, 냉장고 유리 등 눈길 닿는 곳마다 그의 붓이 내려앉아 물감을 그림으로 완성했다.

“요즘에는 너무 바쁘지, 아이들 대상으로 수업도 진행하고 아프리카에 있는 짐바브웨 아이들이 와서 공연하는 것도 돕고 있고.”
아프리카 민속춤과 노래를 공연하는 짐바브웨 재너글 공연단. 일본에서는 10년 동안 순회공연 했으나 한국에서는 인연이 없었다. 재너글 아트센터의 초청으로 한국에서 올해 처음으로 공연을 계획했지만, 비자발급이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아저씨는 ‘GO 아프리카’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신원보증을 해주었고 우여곡절 끝에 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가 만나는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고 싶은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꽤 평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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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행복이 목표가 되야 해. 성공이라는 건 목표가 아니야. 행복하기 위한 수단인 거지. 돈만 많이 벌고 지위가 높아졌다고 행복할 순 없어.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뭐해? 아랫사람 괴롭히고 성추행하고 자기 길 자기가 꼬아 먹고. 모든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어야 하는 거지. 나와 내 이웃의 행복. 그게 바르게 사는 삶인거야. ”

“아저씨는 어떨 때 행복한데요?”

“내가 내 역할을 느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아이 손안에 마이쭈 하나 쥐여주며 얻는 미소. 그럴 때 내가 참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지는 거지”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높게 만들고 살아왔다. 그래서 상투적일 수도 있는 ‘성공보다는 행복’ 이란 말이 그렇게 반가웠다.

“피해 안 끼치고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살면 돼.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귀 기울여서 나를 보살피면서 살면 되는 거야.”

목공소에 담긴 그의 철학과 그림이 한 번도 고민하지 않은 것을 물어왔다.
내가 원하는 오늘은 무엇일까? 살면서 한 번쯤은 내가 원하는 형태의 하루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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