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가엘종합사회복지관] 나의 코로나19 검사일기 - 김소정기자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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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 조금씩 더위가 찾아왔고, 나는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 평소와 다른 몸 상태에 불편했지만 출근을 해야 하니 일단 샤워를 했다. 피부를 만지면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었다. 몸살인듯싶어 얼른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후 지하철을 탔다.

집-회사만 반복되는 일상으로 지냈으며,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며, 확진자 동선과 일치하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목이 아파 침 삼키기 힘들었지만, 기침은 하지 않았다. 현재 이런 시국에 출근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지만 입사한지 한 달 조차되지 않은 내가 병가를 내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병원에서 행정 업무를 하는 나는 출근 후 몸이 좋지 않아 팀장님께 조퇴할 수 있는지 여쭤보았다. 병원에서 일하는 나는 팀장님이 수액 맞고 일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그렇게 하였다. 해열제 주사를 맞으니 몸이 좀 괜찮았다.

다음날 출근을 했다. 오전까지는 괜찮았던 몸이 오후에 퇴근 시간 1시간 전부터 열이 37.3~8도 오르락내리락 했다. 퇴근 후 바로 근처의 이비인후과로 들어가서 접수를 하려는데 열이 39도까지 올라갔다고 진료 안돼서 선별 진료소를 가라 했다. 아픈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과 당장 아파서 힘이 다 빠져 축 처진 나는 집 근처 선별 진료소로 향했다.

한 시간 뒤 탑 병원 선별 진료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접수를 하였고 증상을 말하였다. 원무과에서는 원해서 코로나 검사를 할 경우에는 비급여로 들어가며, 의사선생님께서 검사를 해보자고 진단을 내릴 경우 건강보험으로 된다고 하셨다. 일단 원하는 건 아니고 진료부터 보기로 했다. 야외여서 춥고, 병원 내에 있는 화장실도 갈 수 없어 너무 불편했다.

대기 환자가 없었던 시간이라 금방 진료를 보았다. 내가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일단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으며, 코로나는 아닌 것 같긴 하다고 하셨다. 검사 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자가격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다음날 출근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회사에 말씀을 드렸다. 갑작스러운 조퇴 얘기와 자가격리로 출근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회사에서는 좋게 보지 않았다.

다음날 오전에 음성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오후 7시쯤 검사하여 오후에 연락 올 거라는 것과는 달리 아침 일찍 왔다. 회사에 말씀드렸더니 음성이면 출근하지 그랬냐고 그러셨다. 몸 상태는 계속 좋지 않았고, 응급실에서 받은 약도 1일 치여서 병원을 또 가서 약을 처방받아야 해서 단골 병원으로 향했다.


나 : 침을 삼키기가 힘들고, 열도 어제 39도까지 올랐었어요. 다른 병원 가니까 진료 어렵다고 선별 진료소 가라 해서 코로나 검사도 했어요. 음성 판정받았는데 너무 아파요. 몸살 기운도 심하고 머리도 아프고 약 먹어도 3시간 지나면 다시 또 아파서 새벽에 3번 이상은 깨요.

원장님 : 한번 볼까. (목과 코 상태를 보신 후) 음 열이 있긴 한데, 코로나는 무슨 급성 편도염으로 편도에 염증이 심하구먼. 오늘 내일 몸살 엄청 심할 텐데 집에서 푹 쉬어야 돼요.

나 : 내일은 출근을 해야 돼요. 못 쉬어요.

원장님 : 쉬어야 되는데 출근한다고? 그럼 약 처방이랑 엉덩이 주사 맞고 가자.


다음날 출근해서도 몸이 좀처럼 좋지 않았다.
퇴근 후 몸이 회복할 수 있도록 수액, 영양제 맞기 위해 전에 갔던 회사 근처 이비인후과로 갔다. 들어가니 목, 코를 보는 진료는 안 보며, 증상에 맞는 약 처방만 가능하다고 했다. 수액은 보통 30분 이상 맞는 거여서 오래 머물러야 하기에 못 맞는다고 했다. 그래서 코로나 음성 판정받았고, 급성 편도염 때문에 아픈 건데 진료 못 보냐고 물어보니 안된다고 하였다. 그 병원에서는 나보고 검사를 했어도 2주간의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뭐 이런 식으로 말했다. 이런 시국이라 이해는 하지만 서러웠다. 나는 또 진료를 거부당하고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집 근처의 야간진료를 하는 병원으로 가서 상황을 말하니 수액과 영양제 처방과 진료까지 봐주셨다. 주사를 맞는 동안 너무 서럽고 왜 이럴 때 아파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는지 눈물이 났다.

몸소 코로나 때문에 겪은 불편을 생각하니 3월 경 대구에서 코로나19 의심받아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게 된 17세 고등학생의 안타까운 기사가 떠올랐다. 지금도 곳곳에서 위와 비슷한 일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고 싶은 동생의 군 면회, 임관식조차 보러 가지 못하였고, 큰언니의 결혼식은 1년 뒤로 미루어졌다. 타국에서는 코로나19가 한국 때문이라며 한국 이민자들이 비난받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돌잔치를 열었는데 코로나 감염된 영유아도 있었다. 체온 측정 하는 것에 양해를 구하자 일자리를 잃어버리신 경비원이 있었다. 병원 내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신다고 욕을 먹은 간호사도 있다. 가뜩이나 불쾌지수가 높은 습하고 더운 이 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불편까지 생겼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몇몇 사람들로 인해 줄어들던 확진자 수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어떤 이들은 확진자를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감염됐을 수 있다. 내가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방이 있는 것인데, 며칠 전 대전 시 확진자의 심경을 글로 보았다. 신상정보가 퍼뜨려졌고, 가족까지 욕을 먹고 있으며, 사회에서 죄인으로 낙인찍혀 버린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의 가족이 확진자였어도 비난하였을까. 걸리고 싶어 걸린 것이 아닐 텐데 잘못된 판단으로 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이 아닐까.

위로와 격려, 응원을 해주며 코로나19가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의료진께 항상 감사 인사를 드리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19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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