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3부] 다르지만 조금씩 닮아 가는 우리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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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용자 박정순



안마를 배워 자격증이 있으니 안마 시술소에 취직할 수 있어 새로운 인생 2막이 시작되었습니다. 초보 안마사가 되어 아무것도 모르고 일을 시작했지만 사람 사는 곳은 다 그러하듯 사람들의 속은 다 알 수가 없었고 겉 다르고 속 다르다고 잘해 주는척하고 뒷북치며 때론 전차에 부딪힌 느낌을 받는 일도 허다하여 안마 일이 힘들기보다는 사람 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4년도 5월 5일에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길에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갔다는 연락을 받았고, 나는 시술소에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면서 급한 마음에 막내 동서한테 연락했더니 막내 동서 부부가 먼저 와 있었습니다.
침대 위에 정신을 잃고 누운 남편을 보니 누가 때린 것도 아닌데 그렇게 저절로 눈물이 흘렀고 남편이 응급실에 누워있어도 내가 간병을 못하니 24시간 간병인을 써야 했습니다.
여기저기 연락을 해도 간병인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고, 병원에서도 도움을 주어 여기저기 사람을 구해보았지만 모두 우리사정을 듣고는 올 수 없다는 얘기만 할 뿐 그때의 상황을 떠올리면 얼마나 애가 타고 발을 동동 굴렀는지 지금도 아찔한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급하니까 집과 가까운 병원으로 가긴 했지만 남편은 뇌졸중 판정을 받았고 주위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다시 큰 병원으로 입원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입원한 후 6월에 퇴원하고 또다시 8월에 입원해 추석 지나고 퇴원했건만 그 이후에도 남편의 입원과 퇴원은 반복되었습니다. 담당 의사가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보내야 하지 않겠냐고 12월 24일에 퇴원을 허락해 억지로 했고 그 후로 1년간을 매일 하루도 그르지 않고 링거주사를 맞으러 다녀야 했습니다. 아마 확실히 모르긴 해도 6~7개월은 됐나 봐요. 다른 요일은 그냥 맞고 토요일엔 응급실로 가서 맞고, 그렇게 그렇게 다니다 어느 날부터 링거주사도 맞지 않았습니다.

보기에는 튼튼해 보이던 남편이 왜 그렇게 아픈지...결혼하기 전엔 맹장염수술, 결혼 후에 한 것이 치질 요도결석 허리 시술 2번, 요즘은 건강검진을 하면 혹도 있어 떼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죽을 때까지 얼굴을 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쓰러졌을 땐 정신도 없어 기가 막히더니 7개월 후에 장애인 등급을 받아 살아가고 있지만 처음 쓰러졌을 때 비하면 아주 많이 건강해져 살고 있고 남편은 시각장애가 있는 나에게 두 눈이 되어 주고 나는 남편의 튼튼한 손과 발이 되어 주어 서로 의지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2021년 7월 박정순의 살아온 마지막 이야기 4부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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