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재난지원금: 선별적 지원 vs 보편적 지원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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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용자 류근영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가 최근 들어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또다시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에 3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정치권에서 시작되고, 급기야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재난지원금과 백신 치료제에 3조9천억 원을 반영키로 하였습니다. 그러자 시민들은 국가적 재난위기를 세금으로 줄이는 게 옳은 일인지, 그리고 재난지원금을 지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지 등에 대해 또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그러면서 전 국민에게 보편지원했던 1차 지원(5월) 때와 피해가 컸던 자영업자들에게 선별지원 했던 2차 지원(9월) 때의 결과를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를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가계소득 측면입니다. 전 국민에게 보편지원했던 1차 지원 때는 가계소득이 저소득층, 중산층, 고소득층, 각각 11.2%, 4.3%, 1.8%로 모든 계층에서 증가하였습니다. 반면 선별지원 했던 2차 지원 때는 가계소득이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1.1%, 0.5%로 감소하는데 반해, 고소득층은 2.9%로 오히려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재난지원금을 받을 대상을 구분하는 데 있어 명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가계 소비지출 측면입니다. 보편지원했던 2분기 때는 작년 2분기와 비교해 가계 소비가 1.2% 증가했으나, 선별지원 했던 3분기 때는 작년 3분기와 비교해 가계 소비가 -1.7% 감소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2분기 때는 지원금을 3개월 이내에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소멸성 지역 화폐로 지급하였지만, 3분기 때는 현금으로 지급했었죠. 그러니 자영업자들이 그 돈을 월세나 대출금 갚는 데 사용하다 보니 돈이 돌지 못했던 것이죠.

국가재정도 중요하고,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선별지원 했을 때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어들까요? 대표적 복지국가인 스웨덴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스톡홀름 대학의 발테르코르피 경제학자는 1980년대, 서구사회에서 진행되었던 여러 복지정책의 결과를 종합한 '재분배의 역설'이란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저소득층에게 선별지원에 집중하는 나라일수록 오히려 저소득층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선별지원 하는 이유는 저소득층에게 복지혜택을 더 많이 주기 위함인데, 오히려 그 반대라니 매우 역설적이죠. 그럼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바로 중산층의 이탈과 조세저항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체 지원 규모가 100인 나라에서 저소득층에게 쓰이는 지원이 30인데 이를 50으로 올린다고 가정해 보죠. 상식적으로는 저소득층 지원이 늘어나야 하지만, 오히려 결과는 반대입니다. 왜냐하면, 세금을 많이 내는 중산층에겐 혜택이 거의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조세저항이 생기고, 이로 인해 원래 쓸 수 있었던 지원규모가 100에서 80 또는 70으로 줄어드는 것이죠. 그러니 전체 지원예산이 줄어드니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혜택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요.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정답은 증세 동맹입니다. 증세 동맹이란 세금을 많이 낼수록 그 혜택이 반드시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내가 낸 세금에 비해 훨씬 많은 혜택을 받는다면, 당연히 세금을 많이 낼 테지요. 여기서 중요한 건, 증세 동맹을 위해서는 지원이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선별지원은 고소득층과 중산층을 복지혜택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이는 납세 거부로 이어집니다. 반면, 보편지원을 하면 대부분 계층이 혜택을 보기 때문에 모든 계층에서 복지정책을 지지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오늘날 스웨덴이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이론입니다.

뜻하지 않게, 코로나 사태는 여러 방면에 걸쳐 엄청난 피해를 주었습니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편지원과 선별지원, 두 지원책도 실험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보편지원과 선별지원 사례를 통해 보편지원이 가계소득 성장에 큰 도움을 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 코로나는 종식이 되겠지요. 그러나 그 전에, 재난지원금 얘기가 나올 때마다 보편지원과 선별지원 논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부디 정부는 이런 논쟁이 잠시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혁신의 출발은 국민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모든 정책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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