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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없는 세상 속에 살아가는 청각장애인. 이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들을 그린 영화를 소개해 보려 한다.
바닷가 마을에 사는 열한 살 소녀, 보리는 함께 사는 부모님과 남동생 중에 유일하게 들을 수 있다. 초등학생이 된 보리는 말로 하는 대화가 점점 익숙해지고, 수어로 소통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다름’을 느끼며 외로워하는데 본인도 소리를 잃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게 된다. 물질을 오래 나가면 귀가 먹먹해져 잘 들리지 않는다는 해녀의 인터뷰를 보고 바다에 뛰어들기까지 하는데 그런데도 소리를 잃지 못한 보리는 귀가 안 들리는 척을 하기 시작한다. 나는 식탁에서 보리네 가족이 식사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비장애인인 우리에게 식탁이라는 장소는 식사와 함께 이야기하며 소통하는 공간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청각장애가 있는 보리네 가족들은 수어를 사용하여 서로의 얼굴을 더욱 바라본다. 이에 텔레비전 소리로만 가득 찬 공간에서 보리만 홀로 소외된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에서 귀가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보리의 엉뚱한 소원에 공감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보리의 이 소원이 영화를 더욱더 비극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 영화를 연출하신 김진유 감독님 또한 영화 속 보리와 같이 코다 이다. 코다는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를 칭한다. 감독님은 2014년 농아인협회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참여했다가 ‘어릴 때 소리를 잃고 싶었고 그 소원이 이루어져서 농인으로 살아가고 있고 그것이 너무나 행복하다’라는 청각장애인 연사분의 이야기에 공감하여 감독님 본인의 경험담을 담아 「나는 보리」를 제작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는 장애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자 하는 감독님의 소망이 담겨있다. 들리지 않고 보이는 언어, 수어를 사용하는 보리의 가족들을 표현한 이 영화는 농인 관람객을 위해 자막 버전으로 상영을 했다. 청각장애인의 수어 하나하나에 <단어>처럼 끊어서 해석하는 자막에서 그들을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영화의 제목, 「나는 보리」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먼저 첫 번째는 주인공 보리가 ‘나는 보리입니다’하며 자신을 소개하는 의미가 담겨있고, 두 번째는 ‘보리가 난다, 성장한다’라는 의미, 그리고 세 번째는 ‘나는 보리(라)’, 즉 ‘본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말하고 듣는 언어가 아닌 보이는 언어, 수어를 일상 언어로 사용하는 농인 가족의 이야기를 표현한 영화이기 때문에 나는 세 번째 의미가 가장 와닿는다. 영화 속에서 보리는 비장애인이기 때문에 가족 공동체 내에서 소수인 점, 보리의 가족은 장애인으로 사회에서 소수인 점이 우리 사회에서 소수는 어느 환경에서도 환영받기 어려운 존재임을 비판하고 있다. 보리는 부모님께 ‘내가 소리를 잃으니까 좋아?’하고 물어본다. 이에 부모님은 ‘네가 어떻든 우리는 상관없어.’하고 답한다. 우리 사회도 보리네 가족처럼 주변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볼 수 있는 영화이다. 무엇보다 감독님의 경험 사에서 나온 이야기로 더욱 청각장애인 가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글쓴이 - 김다정(대구 상원고등학교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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