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박정순의 세상사는 이야기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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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순의 세상사는 이야기 지나간 추억, 다가올 희망 글 이용자 박정순
어느덧 세월은 흘러 여기까지 왔네요.
사는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지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래도 세상은 참 따뜻하고 살만하단 생각이 들어요.
길을 잃어 어찌할 바를 몰라 구급차를 불렀더니 집까지 데려다준 사연,
앞이 보이지 않아 생계가 막막했던 시절 우연히 안마를 배우고 자격증을 손에 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간간이 안마로 봉사활동도 했던 사연,
복지관에 다니면서 컴퓨터를 배우고 동호회에 가입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던 사연 등, 절망이 갑작스레 찾아온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고 맞닥트리면 새로운 만남과 시작을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것 같네요
가슴 먹먹하고 답답했던 시절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일들도
많은 것 같아요. 남편도 지체 장애 판정을 받은 지 16년이 흘렀고 아직도 통증 때문에 밤마다 끙끙 앓으며 살고 있지만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다보면 분명 더 좋은 시절이 오리란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무서운 전염병 코로나19로 흉흉한 세상살이에 지칠 법도 하지만,
이제는 백신이 나와 평범했던 일상을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도 합니다.
남편과 저도 이 무서운 코로나와 맞서기 위해 1차 접종을 곧 하러 갈 예정이에요.
주위에서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 무섭기도 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보다야 힘들까 싶어 남편과 함께 맞서 싸우기로 했습니다. 2차 접종까지 무사히 마치면 이 무서운 코로나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겠지요.
언젠가 마스크 없는 세상에서 오늘날을 회상하는 일도 오겠지요.

그래도 요즘은 제법 숨통이 트입니다.
복지관이 다시 문을 열어 노래 교실, 꽃차 소믈리에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그리운 벗들도 만나 서로의 사연을 풀어 놀 수 있으니까요. 물론 마스크는 좀 답답하지만 집콕 생활만 하던 시절에 비하면 제법 익숙해져 가는 것 같아요.
우리 복지사님들과 모든 회원들이 백신 접종을 하게 되면 예전처럼 복지관에 마음 놓고 하하 호호 행복하게 지내고 싶네요. 눈에 보이진 않지만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친절한 복지사선생님들의 환한 미소도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좌절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수렁에 빠진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언제나 있었던 것 같아요. 동정과 비난 속에서도 진심으로 나를 이해하고 돌봐주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때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어느때보다 그 따스함이 선명해 보여요. 지금은 힘들지만 웃으면 넘길 수 있는 강한 마음이 모두에게 생겨나길 바라봅니다.
끝이 보이는 코로나를 지나 저 터널 끝에 기다리고 있는 행복을 두 팔 벌려 마중하러 가요.


이 글을 끝으로 4부작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그동안 박정순의 살아온 이야기를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흘러서 또 다른 이야기로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길 기대하며 그때까지 여러분 모두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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