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류근영의 경제상식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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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영의 경제상식 류근영이 생각하는 경제 알아야 바꾼다 가상화폐의 시대를 준비하며 글 이용자 류근영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xx달러를 돌파했고,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는 xx명을 넘었으며, 하루에 거래되는 가상화폐 규모가 무려 xx원에 육박할 정도로……."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던 올해 초에 자주 접했던 뉴스들이었죠.
비트코인을 이야기할 때 어떤 학자는 "가상화폐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실제적인 존재다"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학자는 "가치가 없는 허구적인 존재다"라고 주장을 합니다.
당연히 두 주장 모두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눈으로 보이지도 않는 가상화폐를, 뭘 믿고 투자를 할까요?
바로,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죠.
가상화폐는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기적의 선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의 가상화폐는 기술 자체와 무관하게 돈이 된다는 믿음의 대상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기대심리가 무너지는 순간 언제 폭락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장이 바로 가상화폐 시장일 겁니다.

18세기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국가가 보증하는 '중앙은행'이라는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화폐’가 생가 생겨나게 됩니다.
중앙은행의 시초는 1694년에 세워진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英蘭銀行)' 입니다.
당시 영국은 국가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군사력에 많은 재정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러려면 엄청난 양의 돈이 필요했는데, 평소 걷던 세금으로는 많이 부족했죠.
그럴 때마다 왕은 은행가들한테서 돈을 빌리곤 했었습니다.
당시 은행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금의 양만큼만 화폐를 발행할 수 있었는데, 많은 금을 확보할 수 없는 은행들로선 사업에 많은 제약이 따랐습니다.
그래서 금이 부족했던 은행들은 대안을 생각하게 됩니다.
마침 돈이 필요했던 왕에게 은행들은 '이자만 갚고, 원금은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대신 발행하는 돈으로 국민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이렇게 해서 은행은 국가의 필요한 재정을 해결해 주면서 지폐를 찍어낼 수 있는 권한을 얻은 것이죠.
기존의 금이나 은이 아니라 화폐로 실물가치를 대신하니, 정부는 중앙은행을 통해 재정을 통제할 수가 있는 거죠. 은행은 화폐를 통해 권력을 획득하게 된 겁니다.

가상화폐의 탄생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존 화폐 시스템의 누적된 불신입니다.
국가가 보증하는 법정화폐가 언제부턴가 금융 자본가들의 이익을 대신해 버렸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망할 수밖에 없던 은행을 돈을 찍어서라도 구제했던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두 번째는 경제 생태계의 변화입니다.
과거 제조업 기반의 경제가 지금은 디지털-플랫폼 경제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같은 기업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이런 기업들이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기업가치가 2조2천억 달러인데, 우리나라 GDP가 1조6천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기업의 경제 규모가 한 국가의 경제 규모를 넘어서는 금액입니다.
세 번째는 국가 간 달러를 중심으로 한 화폐 시스템입니다.
소위 기축통화라 불리는 달러가 전 세계 결제수단이다 보니, 북한이나 이란처럼 미국이 제재를 걸 경우 대처할 방법이 없는 거죠.
중국이 미국의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디지털 화폐를 만들려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죠.

지금까지의 금융 거래는 중앙은행과 시도별 민간은행과 같은 통제 기관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져 왔습니다.
국가가 지폐의 가치를 보장하여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것과 달리,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통해 암호화시켜 분산시키다 보니 국가가 주도하는 중앙집중방식과는 큰 차이가 나죠.
블록체인 기술은 통제기관 없이, 누구나 쉽게 서로가 가치를 주고받는 시스템입니다.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미래를 이끌 주도적인 기술이 될 거란 믿음만 유지된다면, 가상화폐는 은행 없이도 개인과 개인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가상화폐 문제가 혼란을 야기하는 건 우리가 처음 마주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화폐는 그 가치를 국가가 보증해 줬는데, 가상화폐는 기업이나 개인이 보증하므로 우리에게 전혀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와 법정화폐는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가상화폐의 가치는 플랫폼 경제로 넘어가는 지금, 지속성이 있습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이미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등 제도권 안으로 진입한 만큼 관련 시장의 흐름을 의미 있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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