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배리어프리 문화의 확산을 기대하며 (문화칼럼)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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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배리어프리 문화의 확산을 기대하며 글 이용자 김민서
· 2006.02~ 복지관 이용
· SNS서포터즈단 임원활동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

문화-예술에의 욕구는 장애가 있든 없든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에게 영화감상이나 공연 관람 콘텐츠의 내용을 온전히 전달받고 수용하는 방법들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많은 분야에서 배리어프리라는 방법론이 대두되고 있다.

배리어프리영화는 시·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외화를 더빙해서 아이들도 쉽게 영화를 즐기고 자막을 읽기 어려워하는 어른들도 접근이 용이하다.
그래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는 ‘배리어프리영화’란 말 대신 ‘같이봄영화’라는 말로 순화해서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배리어프리로 제작된 영화를 한 달에 두세 편 정도 상영하고 있는데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극장 나들이도 용이하지 않게 되었고 시각장애인들이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오디오로만 제공되는 영화를 들으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렇게 관객으로 늘 그 수혜를 입고 사는 와중에 직접 제작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작년과 올해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문화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의 일환으로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in 울산’을 기획했다. 나는 ‘일 포스티노’라는 이탈리아영화 상영 후 성우와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진행을 맡았다.
내가 실명하기 전 참 좋아했던 원작소설과 영화 ‘일 포스티노’를 극장에서 다시 보고 진행자로 참여까지 할 수 있었던 건 너무나 행복하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역시 배리어프리로 제작된 오페라에 해설자로 참여할 기회도 있었다.
올해 울산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린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헴’은 시각장애인들도 듣는 것 뿐만 아니라 무대의 상황을 해설로 들으며 감상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기획되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성악가들의 노래, 그리고 무대 해설이 함께 어우러진 공연으로 드라마처럼 줄거리도 이해하고 노랫말도 알아들으며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정통 오페라 마니아인 사람들은 이 형식적 융합에 불편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도 오페라 한 편쯤 즐겁게 감상하며 즐길 권리가 있으니 이 역시 배리어프리에 대한 관심과 홍보의 결과물이지 싶다.

하지만 장애인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는 여전히 제한적이고, 공연장 나들이 역시 당사자들의 요구와 투쟁의 결과로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이런 물리적인 조건 말고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에서도 아직은 그 의식과 수준이 한참 미달이다. 그러나 부단한 요구와 노력의 결실을 맺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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