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특별기고 : 지방의회에 "벤치마킹"기회를 허하라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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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외국 사례 참신한 정책 입안

‘벤치마킹(Benchmarking)’은 토목공사 분야에서 건축물의 높이를 측정하기 위해 세워 둔 쇠막대에서 유래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언뜻 보면 모방이나 복제와 비슷해 보이지만 성격이 다르다. 기존 사례나 제품 등을 그대로 복사하면 모방이나 복제에 그치지만,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분석과정을 거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활용하면 벤치마킹이 된다. 실례로 과거에 복사기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미국의 제록스사가 당시 일본의 캐논 등 신규 복사기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급속도로 늘어가면서 위기상황을 맞았다. 제록스사는 벤치마킹을 통해 위기 탈출에 나섰고, 경쟁력이 향상돼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벤치마킹은 경영 혁신 기법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주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됐던 벤치마킹은 이제 누구나 활용할 만큼 일반화됐다. 이미 성공 사례로 확증이 된 모델을 도입해, 운용한다는 점에서 안전하고 성과까지 보장된 만큼 활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지자체와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다. 타 시·도에서 적용해 반응이 좋고 파급효과가 크다면 이를 벤치마킹해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의 사례를 참조해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면, 지역사정에 맞춰 수정해 적용하면 된다. 기존 고정관념 틀에 갇혀 정책 아이디어가 생산되지 않거나,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그와 비슷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면 벤치마킹을 통해 문제점도 찾아내고 대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전 대전광역시장이 2010년 일본 삿포로시청을 방문했을 때 로비에 설치된 장애인이 일하는 카페를 보고 벤치마킹해 탄생한 ‘건강카페’가 좋은 예다. 지역 공공기관 등에 설치된 건강카페는 장애인과 노인층의 일자리 마련 등 복지효과와 함께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즐길 수 있어 지방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돼 상까지 받을 정도로 성공적인 벤치마킹 사례로 꼽힌다.



지방의회 국내·외 벤치마킹 방향

외국의 선진지 견학과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하는 지방의회의 해외연수에 대한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다. 부실한 프로그램과 일부 의원들의 일탈로 여론의 질책도 많이 받았다. 그렇지만 지방의회의 해외연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지자체의 예산을 심의, 확정하고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 등을 비롯해 지방의회의 권한은 막대하다. 지방의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하고 주어진 권한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궁극적으로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으로 돌아온다. 이를 위해 지방의회에 국내·외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하는 데 인색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해외연수 프로그램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달라진 상황과 여건에 맞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재조정해야 한다. 자율권은 가급적 보장하면서 사후 검증을 엄격히 하는 방향으로의 보완도 필요하다. 전문가를 통한 철저한 사전준비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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