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박정순의 살아온 이야기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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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순의 살아온 이야기


2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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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다니다 보니 차차 많은 회원들을 알게 되었고 안마를 배워 보라는 권유가 있었어요
내심 눈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전맹도 할 수 있단 말에 약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안마를 배우기로 결정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내가 안마를 배워 볼까하니 입학할 학생 숫자가 작아 입학이 미루어져 혹시 입학을 못하면 어쩌나 하고 가슴 졸이는 시간을 지나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다른 해보다 늦게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입학을 하고 다녀보니 재미가 솔솔 하더라구요. 어릴 때 학교 다니는 것처럼 여름방학 겨울방학 그리고 해가 바뀌니 봄방학도 있고... 그렇게 2년이란 세월이 금새 흘러 졸업을 맞이하게 되었고 처음으로 남편에게 꽃다발과 축하도 받았네요. 내가 졸업을 한다니까 남편도 내심 좋았는지 지인에게 카메라를 빌려와 함께 공부한 동료들과 사진을 찍어주어 그렇게 추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2003년 울산에도 시각복지관이 처음 생겼으나 안마사협회 다니느라 못갔는데 졸업을 하고 안마사 자격증이 손에 쥐고 난 뒤 복지관을 본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틈틈이 안마로 돈도 조금 벌게 되었고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안마봉사 활동을 7~8년 동안 다니게 되었지요. 노인복지관 이곳 저곳에 봉사를 다니며 가슴이 뿌듯 할때도 많았지만 남일 같지 않아 돌아오는 길은 발걸음이 엄청 무거워 속으로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만나는 어르신들 마다 우리 부모님 같아 마치 아이가 엄마한테 이른 것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가며 안마를 하기도 하고 치매가 있는 어르신들은 아이처럼 달래가며 안마를 해주기도 하고 구구절절 말은 다 할 수가 없지만 안마를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도 참 많았어요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일은 봉사를 오래 다니다 보니 노인 복지관에서 후원의 밤 행사를 하면서 우리 안마 봉사자들을 초대해서 고맙다고 감사패를 받게 되어 그때 함께 봉사 다닌 동료들과 기쁨도 나누고 나도 무언가 사회에 도움이 되었다 싶어 정말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복지관을 다니며 좋았던 점은 무엇보다 컴퓨터를 배워 동호회 가입하여 글을 쓰고 다른 회원들 글을 읽고 댓글도 달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도 다운 받아 들을 수가 있게 되었어요. 요즘은 검색도 배워 찾는 재미도 있어 또 다른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폰교육을 통해 페이스북 활용방법도 배워 복지관 소식도 더 많이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설리번이란 시각장애인을 돕는 음성 안내 앱을 깔아 물건을 바닥에 놓고 카메라로 찍으면 음성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알려주니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느낌도 들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가능 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복지관이 있어 가능했고 샛별 같은 선생이 있어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작년에 복지관 생기고 제1회로 빛으로 가요제가 열렸습니다. 나보다 노래를 잘 부른 회원이 너무 많아 도무지 마음이 내키지 않아 참가할 생각을 못했는데, 올해도 열린다는 이야기 듣고 망설이고 있었는데 작년에 참가한 회원은 참가할 수 없으니 참가해 보라고 지인의 권유에 떨어져도 어쩔 수가 없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불러 책마루에 넣어 제출한 것이 마침 선정이 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기뻐한 것도 잠시 불가 며칠 되지 않아 코로나19로 온통 행사마다 취소가 되고 연기를 하더니 결국 모든게 취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인생을 그렇게 오래 살진 않았지만 60년이 넘도록 이런 코로나 바이러스19를 만난 일은 없었어요. 처음엔 확진자가 자꾸자꾸 나와 큰일이구나 하는 생각도 앞섰지만 곧 해결 되리라 생각 했는데 지금까지 치료제 백신이 없다니 얼마나 더 있어야 잠잠해지며 회복이 될지 모르고 항상 늘 방에만 있어야하니 갑갑함은 말로 이루 다 할 수가 없네요. 코로나가 발생하고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경로당도 문을 닫았고 어디를 나갈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하시며 식사가 걱정이라 하시길래 생선과 고기를 택배로 보내드렸더니, “너나 잘 챙겨 먹고 지내라” 고 하시며 오히려 제 걱정을 하십니다. 그래도 보내고 나니 그나마 마음이 조금 편해 지더라구요

2021년 1월 박정순의 살아온 이야기 3부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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