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종합사회복지관] 어슬렁 탐방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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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서 계절은 겨울을 향해 줄달음 치고 있었다. 계절이 무슨 상관인가? 우리 학마을공동체 회원들은 사상구의 보물! 삼락생태공원을 나들이하기로 하였다. 숲 해설 일을 하고 있는 내가 이 곳의 여러 식물에 대해서 이야기도 해주고, 재미있는 생태 체험도 해주기로 하였다.P4 주차장에서 만나서 시계탑 옆의 소나무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이고, 특히나 사상구의 구목(區木)이기도 하다. 솔방울을 보여주면서 솔 편 사이에 들어 있는 솔 씨를 청설모가 먹기 위해 솔 편을 제거하고 남은 일명 "닭다리 솔 심'도 관찰하였다. 함께 한 회원 대부분은 등산을 하면서 '닭다리 솔 심'을 보긴 하였지만 무심코 지나쳤다고 하였다. 내친김에 솔 씨를 날려보기로 하였다. 솔 씨가 바람을 따라 빙글빙글 멀리 날아가는 모습도 처음 본다고 하였다. 씨앗들이 이동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씨앗에 해당 한다고 설명하였다. 또 미리 물에 담기어서 오므려진 솔방울을 보면서 소나무의 자식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하였다. 비가 오면 솔 씨가 잘못 될까봐 솔 편을 오므리는 솔방울의 특이한 속성을 들은 회원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소나무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히스토리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하면서 신기해하였다. 진통제의 재료가 되는 버드나무의 살리실산, 무궁무궁 피어나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 아야기, 낙우송의 기근을 보고 이게 뭣인지 신기 해 하였다. 낙동강을 따라 바람소리가 잉잉 거리면서 귓바퀴를 맴돈다. 따끈한 차 한 잔이 그립다. 수로를 따라 서 있는 마른 부들 잎이 겨울바람을 맞이한다. 습지식물 얘기를 하려고 부들 잎을 잘라 단면과 기공(氣空)을 관찰하였다. 공기가 통하기 위해 얼기설기 통로가 보인다. 수생식물들이 물에서 썩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기공(氣空) 덕분이다. 기공을 확인하고 무환자나무 열매로 거품을 만들어 부들 잎으로 콕 찍어 천연 비누방울 놀이를 해보았다.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 신나게 물방울 거품을 뿜어내며 깔깔댔다! 공기구멍을 통해서 보글보글 거품이 나오더니 햇빛에 반사되어 무지개색이 된다. 아~~ 예쁘다! “정말 핫도그네요...” 핫도그 모양의 부들열매에 그렇게 많은 부들이 들어있다니...식물의 종족 보존을 위한 씨앗의 향연에 또 다시 놀란다. 박주가리씨앗이 지는 해를 등지고 하늘 높이 날아간다. 은빛 갓 털에 붙어 있는 씨앗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바람 길을 따라 멀리 떠나는 것이다. 박주가리 씨앗을 한꺼번에 날려 보면서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기도 했다. 은행나무 씨앗은 몸에 좋은 간식 꺼리로도 좋지만 은행나무 열매를 이용하여 여러가지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재료가 된다. 우리는 은행나무 열매에 예쁘게 무당벌레도 그려보고, 스크레치 종이를 긁어 오늘 본 삼락생태공원의 모습도 그려보았다. 알록달록 무지개 색으로 삼락생태공원의 모습이 나타난다. 다들 여심에 젖고 있다.

가까이 있지만 숲 해설을 곁들인 방문은 처음이라며 너무 즐겁다고 하였다. 속살을 드러낸 삼락의 겨울 풍경에 매료 되고, 식물을 보는 새로운 관점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고, 다음부터는 식물들과 눈 맞춤 하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고 너나없이 말한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였다는 것이었다. 함께하면서 우리들의 추억을 쌓아가는 학마을공동체 회원들이다. 이삭에 있는 씨앗을 다 날려버린 억새와 갈대가 삼락을 지키고 서 있다. 겨울 내내 이 곳에서 낙동강 바람을 품에 안으며 망부석처럼 서 있으리라. 그리고 내년 봄에 또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또 다른 푸루름으로 우리 곁을 찾아 올 것이다. 일몰이 멋진 이 곳, 사상... 해가 낙동강 물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일몰의 멋진 모습을 눈에 꼬옥 담고 또 다른 다음을 기약하였다. 사상구의 허파 같은 삼락생태공원이 우리들 곁에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돌아오면서 행복의 단어들이 우리들의 입 속에서 풍선처럼 터진다.

- 이용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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