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의회] 하루하루 여행 : 아직도 책방이 여행 코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나요? 독립서점 ‘다다르다’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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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여러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는 것과 어떤 목적·수준에 이른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이 죽음일 수도, 꿈, 목표일 수도 있다. 대흥동 독립책방 ‘다다르다’의 김준태 사장은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다다르다’라고 서점의 이름을 지었다. 한 사람의 인생이 꿈과 희망을 좇다가 결국에는 죽음에 다다르지만, 사람을 향한 다다름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좀 더 따뜻한 이정표가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대전 원도심 동네 책방 ‘다다르다’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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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을 사랑한 남자

대흥동 서점 ‘다다르다’는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여행프로젝트에서 출발한다. 김준태 대표는 대전에 국내 처음 여행 콘셉트의 ‘도시여행자’라는 공간 기반 여행자 카페를 열고, 여행 서점으로 점차 확장해 나갔다. 공간이 생기자, 사람이 모이고 재밌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다. 저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북토크부터, 독서모임, 강연 등 무엇보다 여행페스티벌 ‘시티 페스타’를 성공적으로 치루면서 ‘도시여행자’는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의 여행자를 모이게 하는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생의 파도처럼, 구성원이 조금씩 늘고 공간 기반 다양한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던 중에 시련이 닥쳤다. 2018년 8월 공간에서 퇴거 명령을 받았다. 부득이하게 공간을 정하고 새로운 둥지를 찾아야만 했다고. 목포나 제주와 같은 타 시도에서 여행서점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대전의 원도심에 대한 애정으로 지금의 대흥동 ‘다다르다’ 서점을 1년 동안 준비해 원도심에 남았다. 앞으로 2~3호점도 계속 원도심에 공간을 마련한 계획이다.

그가 공간을 원도심으로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외로 이유는 단순했다. 김 대표는 충남 금산에서 나기만 하고 대전에서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토박이다. 그의 애향심이 원도심을 좋아하게 만들고, 무엇보다 ‘원도심 감수성’은 대전의 지역 간 문화 불균형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그를 이곳에 머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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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문화플랫폼

‘다다르다’에서 책을 사면 영수증에 서점일기가 인쇄되어 나온다. 오늘 영수증에는 이런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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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업은 생태계적으로 최악의 사업일 수 있다. 서점에서는 구경만 하고 구매는 인터넷으로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대형서점 중에서도 영업이익을 내는 곳은 여섯군데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책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영업이익을 내는 서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와 제트 세대가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대학가 인근에는 꼭 동네서점이 들어서길 기대한다. 청년들이 대전에서 ‘대학’이라는 매개체로 자발 또는 타의적으로 2~4년살이를 하게 되는데 대전이라는 도시가 긍정적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흥동 문화여행
대전창작센터 ▶ 대흥동성당 ▶
성심당 ▶ 다다르다


“대전시는 아직도 책방이 여행 코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다다르다’의 경우 주말 방문객만 해도 200~300명에 달한다. 대전창작센터와 대흥동성당, 성심당을 잇는 대흥동 문화거리 중심에 책방 ‘다다르다’가 있다. ‘가치’를 보고 알아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서 간판도 달지 않았다고. 최근 ‘일상 기록’을 주제로 한 북토크(5일간)에 220명 신청하는 데 1분 20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대전이 ‘노잼도시’라고들 하는데 김 대표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 달 살기’를 해도 재밌는 도시가 대전이다. 특히, 책을 좋아하는 문화가 생활 저변에 깔려있음을 확신한다. 대전에는 동네서점이 20개 정도 있는데 이 중에 16개 서점이 긴밀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광주, 부산, 인천, 대구보다 동네책방이 많고 서울 다음 많다.

우리 주변에 책방이 많다는 것을 관찰하는 계기가 되고, 좋아하는 동네책방을 아지트로 삼길 기대한다. 옆 동네 서점도 방문해보고 서점주인과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독서로서 좀 더 생산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방이 자연스럽게 여행 코스가 되는 그날, 대전은 ‘유잼도시’로 발돋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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